지난달 개봉한 영화 ‘투모로우’의 한국판 지면 광고에는 자유의 여신상을 대신해 눈 속에 파묻힌 이순신 동상이 등장했다.

앞서 2001년 KT 메가패스의 ‘유쾌, 상쾌, 통쾌’로 대표되는 이순신 장군 광고 시리즈가 방송 전파를 타기 시작했다. 의인화된 이순신 장군 동상이 인터넷 게임으로 일본 함대를 격파하고 즐거워하는 광고는 초등학생들에게 충무공을 ‘메가패스 장군’으로 각인시킬 만큼 인기를 끌었다.

메가패스의 초고속인터넷 시장 점유율은 광고 효과가 컸기 때문인지 당시 4.5%에서 44%로 껑충 뛰어올랐다.

충무공에 기대는 광고가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판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부각되기도 했다. “이순신 장군님, 야후는 다음이 물리치겠습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은 1999년 바다를 배경으로 이순신 장군에게 야후를 물리치겠다고 맹세하는 내용의 광고 공세로 업계에 파장을 빚었다.

이순신 장군이 광고 소재로 각광받는 것에 대해 메가패스 광고 제작에 참여했던 제일기획 관계자는 “대한민국 대표 위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순신은 “역동적인 이미지에 가장 존경받는 위인으로 대한민국 최고를 상징하는 인물”이라는 얘기다.

엄형준기자/ting@segye.com